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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30204 소중한 인연


오늘은 쌈채소를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
24살에 만났던,
내 인생의 첫 사수였던 대리님을 만나러 갔다.
대리님은 이제 다른 회사로 가서 다른 호칭으로 부르겠지만
내 호칭은 그 날에 멈춰있다.
어떻게 불러야 하지? 대할 때마다 고민이다. ㅎㅎ
그때도 재밌던 분,
여전히 재밌다. ㅋㅋ
여자들이 좋아하는 쨉쨉 펀치 개그를 쉴 새 없지도 않고 적당히 날린달까, ㅋㅋㅋ
일상,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
과거 우리의 이야기도 나누었다.
내가 삐약대던 시절을 아는 사람이 참 반갑다.
지금 내가 봐도 그러면 안 돼~~ 하며 여러가지 말리고 싶은 시절...
그 시절을 대리님은 참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는 것 같다.
좋은 것만 봐주고 말해주는 것 같다.
지금은 조금 커서 사회 새내기들을 보면 참 답답하고 한심한 순간이 많은데
나도 저랬지.. 하다가도 ,, 나보다 낫네 한다 ..
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각자의 일상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꿈을 꾸다가
어느 날 하루 만나서 그 때와 그 동안에 대해 이야기한다.
그런 사람이 멀지만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.
내가 갖고 있지 않은 내가 나온 사진을 문득 툭 보내주는 사람처럼 소중하다.
초중고대학교 친구들이야 으레 남아있는 존재지만
회사에서 만난 인연은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,
소중하게 잘 이어나가야지.
그 어떤 날에 참 좋은 사람이다, 즐겁다, 생각했던 사람들 대부분에게도!
저주
질투
환해지다
다른 이의 어둠을 감싸안는 그 사람은
그 어둠으로 깊은 동굴을 만든다.
많은 이들은 찾아와 어둠을 보탠다.
그 사람은 그 동굴을 자신의
소명이고 사랑이라 여긴다.
그 사랑은 가끔 그 동굴로
어떤 사랑을 초대한다.
천천히 그 동굴을 걷고 바라본다.
깊은 그 곳은 여전히 있지만
이따금 환해지고
더러 드나들 수 있는 곳이 된다.
햇살 카페
폴짝폴짝 참새 뛴다.
나무 테이블, 나무 의자
위에 빨간 작은 꽃이 핀 화분
바닥에는 콩이 들은 열매들 떨어져있다.
창가에는 스투키, 물주기 1달이라 쓰여 있다.
우리 집 선인장은 1주에 한 번, 2주에 한 번,
두 달에 한 번 내 마음대로이다.
그렇게 8년 간 살고 있다.
며칠 전 햇볕 잘 드는 창가에 옮겼더니
더 파릇한 기운을 보이며 키가 컸다.
오래 같이 곁에 보고 싶다.
내가 훌쩍 떠나도 가끔 무심해도
종종 넘쳐도 이따금 챙겨도
함께 할 수 있는
죽음과 이별로 나를 탓하지 않는
그럴 수 있는 존재의 증명이 되어 주길.